"실종자 명단서 제 이름 빼주세요"…4년 만에 나타난 소녀

입력 2023-07-30 16:34   수정 2023-07-30 16:39


4년 전 미국 애리조나에서 짧은 쪽지를 남기고 자취를 감췄던 14세 소녀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 18세가 된 그는 집에서 1900km 이상 떨어진 지역의 경찰서를 찾아 "실종 아동 명단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29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미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거주하던 알리시아 나바로가 사라진 날은 2019년 9월15일이었다. 당시 15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있었던 나바로는 자신의 침실에 "저는 도망쳐요. 돌아올 거라고 맹세해요. 죄송합니다"라고 쓴 짧은 쪽지만을 두고 한밤중에 종적을 감췄다.

나바로의 부모는 곧바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바로를 찾는 계정을 개설하고 언론과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딸의 인상착의 및 특징을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딸을 찾아왔다.

나바로의 어머니 제시카 누네스는 2020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딸이 실종돼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나바로의 실종자 보고서에도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정보가 기록돼 있다. 누네즈는 "딸이 게임을 좋아했다"며 "온라인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유인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4년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나바로의 모습이 드러난 것은 그가 직접 캐나다 국경 인근 몬태나주의 경찰서를 방문하면서다. 나바로는 경찰에게 "실종 아동 명단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나바로는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실종 아동 명단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또 "내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내가 살아있는 줄도 모른 채 4년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엄마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바로는 경찰에 자신의 의지에 반해 감금됐던 것이 아니며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했고, 다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나바로가 형사 고발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으며, 그가 어떻게 원래 거주하던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오게 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나바로가 '삼촌'이라고 부른 20대 남자와 1년 전부터 몬태나 해버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해 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4년 만에 딸의 소식을 듣게 된 어머니 누네스는 "중요한 것은 딸이 살아있다는 사실"이라며 "기적은 존재한다.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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